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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서울

[서울/용두동] 할머니는 쭈꾸미도 순정품만 취급하시지 - 나정순할매쭈꾸미

by 힝구씨 2025.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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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정순할매쭈꾸미

서울특별시 용두동에 위치한 나정순할매쭈꾸미는 주꾸미요리 전문점이다.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주꾸미 맛집이며, 본인이 이 집을 알게 된 지도 20여 년이 다 되어가는 롱런하는 맛집이다.

나정순할매쭈꾸미를 처음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이렇게 훌륭한 맛집을 그때서야 알았다는 사실에 너무 통탄하여 과음해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서울을 떠나 지내게 된 지 오랜 시간이 흘러 정말 오래간만에 매장을 찾았는데 내가 알던 외관 그대로 매장이 유지되고 있어 너무 반갑고 순간 여러 감정이 교차했었다. 나정순할매쭈꾸미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입장할 때 인원수를 바로 체크하는 시스템은 여전했지만 또 다른 시그니처였던 신발 보관용 비닐봉지가 사라져서 많이 놀라웠었다. 같이 방문했던 일행이 신발을 신고 그대로 입장해서 뒤에서 정말 많이 당황했었다.

입구에서 인원수를 바로바로 체크하는 이유는 주꾸미볶음을 바로 세팅하기 위함인데, 착석과 동시에 주꾸미가 준비된다.

앉기전에 분명 이랬는데

사실 앉기도 전에 우리보다 먼저 주꾸미가 도착했다.

LTE급 스피드로 준비된 주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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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에 버무린 오동통한 주꾸미는 먹기 좋게(나정순 할머니 기준) 잘려서 준비된다. 가위를 따로 요청할 필요가 없다.
너무 크다고 느껴지는 주꾸미 조각들은 그냥 일행 중 입이 제일 큰 사람이 먹으면 된다.

통마늘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주꾸미 자체에 집중한 음식이라 거추장스럽게 채소들로 치장하지 않고 표고버섯 몇 조각으로 거들뿐이다.
밑반찬들 역시 요란하지 않게 매울 때 진정시키라고 천사채 무침, 가볍게 싸 먹으라고 깻잎 정도만 제공해 주신다.

테이블 한켠에 은신중이다

테이블 한쪽 편에 정체불명의 뚜껑들이 있는데 뚜껑을 열면 통마늘과 당근, 쌈장을 비롯한 간단한 추가 반찬들이 준비되어 있다. 먹고 싶은 만큼 접시에 덜어 먹으면 되는데 굳이 셀프바를 찾는 수고를 덜어주신 나정순 할머니의 센스에 감동이다.

나정순할매쭈꾸미의 주꾸미는 감히 대한민국 1등 주꾸미라고 일컬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통통하며 오랜 시간을 졸여도 질겨지지 않고 쫄깃한 것이 너무 신기하다.

맵찔이에게는 맵게 느껴질 수 있는 양념의 맛이지만 맛있게 매워서 맵찔이들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마성의 음식이다.

볶음밥은 국룰이지~

양념이 이렇게나 맛있는데 어찌 볶음밥을 참으랴~ 나정순할매쭈꾸미의 마성의 양념은 맵찔이도 매운 볶음밥을 쉬지 않고 먹게 만든다. 기본 주꾸미 볶음 때보다 매운 정도가 살짝 줄어들기에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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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시키면 나오는 된장찌개

된장찌개는 메뉴판에 없는데 공깃밥이든 볶음밥이든 밥 메뉴를 주문하면 무료로 제공된다. 메인메뉴가 매워서인지 몰라도 된장찌개는 안 맵게 제공되는 점에서 나정순 할머니의 따뜻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된장찌개는 몹시 뜨겁다.

분명 뛰어나게 맛있는 된장찌개가 아닌데 신기하게도 문득 생각 나는 마성의 매력이 있다. 나정순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 덕분일까...

오랜만에 방문했는데 입구에서 인자하게 맞이해 주시던 할머니를 만나보지 못해 아쉬웠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위로해 주는 할머니의 따뜻함과 정겨움이 되살아나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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