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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할머니집 - 와흘리 국밥 고기국수 맛집

힝구씨 2025. 2. 3. 20:02

소문난 할머니집

제주시 조천읍 와흘리에 위치한 소문난 할머니집은 한식 전문점이다. 돼지고기를 메인으로 고기국수와 순대를 활용한 순대국밥 등이 메인이다. 제주공항에서 차량으로 40분 정도 거리인 와흘리에 자리 잡고 있으며 매장 바로 앞에 주차공간이 있으며 복잡한 동네가 아니어서 근방에 주차 자리는 많은 편이다.

 

소문난 할머니집은 상호명에서 알 수 있듯 오래된 노포감성인데 세월이 많이 흘러 할머님께서는 은퇴를 하시고 그 가족들이 대를 이어 영업을 하고 있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인심 좋게 국밥에 국수면을 덜어주시던 할머님의 모습이 보이지 않음에 마음이 아팠지만 그 비법을 전수받아 가족들이 유지하는 모습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오래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난 매장은 슈퍼도 겸하고 있어 뭔가 가맥집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국밥을 먹다가 맘에드는 주류를 골라 반주도 가능하고 식사를 다 마치고 나가는 길에 후식 과자도 구매가 가능해서 식당의 멀티플렉스 느낌이다.

 

순대국밥

소문난 할머집은 단연 순대국밥이다.

어린시절부터(그게 벌써 30여 년 전이다.) 접했었던 소문난 할머니집은 항상 순대국밥을 먹었었기에 이곳에 오면 당연하게 순대국밥을 주문하게 된다. 밥과 면이 있다면 정말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본인에게 할머니집은 국밥이라는 공식이 자리를 잡은 것 같다.

 

국밥과 따로 국밥에 대한 개념이 없던 시절 뚝배기에 뜨끈한 국물과 함께 밥이 말아져서 제공된다는 점이 상당히 놀라웠는데 따지고 보면 따로국밥이 천 원가량 더 비싼 대신 밥의 양이 미세하게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소문난 할머니집에 대한 나의 기억은 항상 매장을 방문했을때마다 마루에서 부속고기를 썰고 계시던 할머님과 그 가족분들의 모습이 잔상처럼 남아있다. 그 기억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곳의 순대국밥은 유독 부속물이 많이 들어간 것 같아 넉넉한 인심이 느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그 맛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점이 이곳을 찾게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간혹 국물의 진함이 아쉽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나의 오랜 추억이 머무른 이곳에서는 그 맛의 변화가 격정적으로 다가오지 않아 다 용서가 되는 편이다.

 

고기국수

기본적으로 국밥이 상당한 국물을 자랑하기에 같은 육수를 사용하는 고기국수 역시 괜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정갈하지 않아야 할머니집이다.

맛깔나게 우려낸 돼지육수는 고기국수와도 잘 어울리는데 그 위에 투박하게 올라간 돔베고기가 먹기에는 불편하지만 그래도 정겹다. 잔치집에서 만나볼 수 있는 돔베고기의 느낌이라서 그냥 반갑고 정겹다. 이곳은 모든 게 다 용서가 되는 그 어떤 식음료 전문가의 평가가 필요하지 않은 노포의 감성이 있다.

 

먹는 사람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은 일방적인 고춧가루 토핑마저도 그저 웃음만 나오는 반가운 포인트일 뿐이다. 심지어 대부분의 고기국수 집들에서 고명으로 올려주거나 테이블에 따로 비치해 두는 김가루도 없는데 그것 또한 다 용서가 된다. 하지만 김가루가 없어서 아마 내가 여기서 순대국밥 위주로 먹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집이 근처였다면 바로 막걸리를 곁들였을 건데 지리적인 위치가 아쉽다.

 

어렸을 적으로 거슬러 올라가 할머니집에 대한 나의 기억은 주로 부모님께서 순대국밥을 포장해 오셨었는데 몇 인분인지는 모르겠으나 삼다수 2리터짜리 페트병에 국물이 가득했고 검은색 봉투에 순대를 비롯한 부속고기들이 잔뜩 들어있었던 모습은 평생 잊히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