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쌀남 - 한림읍 쌀국수 맛집
근쌀남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에 위치한 근쌀남은 베트남식 쌀국수 전문점이다. 매장은 제주공항에서 차량으로 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귀덕리 해안도로변에 자리하고 있으며, 건물에 전용주차장이 약소하게 마련되어 있지만 근처 해안도로변 길가에 주차해도 무방해 보여 주차 접근성은 괜찮은 편이다.
근쌀남이라는 단어가 주는 강렬한 이미지때문에 상호명의 첫글자인 '근'이 뜻하는 바가 왠지 근육과 관련되었을 것 같은 기분이었던것은 이제 막 헬스에 맛들린 나의 선입견이었다. 근쌀남이라는 상호는 근사한 쌀국수를 만드는 남자라는 의미를 가졌는데 매장을 방문해 보신다면 근사한 쌀국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장님의 노력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쌀국수집들이 그러하겠지만(프랜차이즈 제외) 사장님께서 얼마나 육수에 진심인지 자랑스럽게 메뉴에 소개를 걸어두셨고 매장 인테리어에도 열심히 티를 내셔서 괜히 믿음이 가는 그런 분위기의 매장이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쌀국수 단일메뉴가 아니라서 팟타이 같은 볶음 국수도 같이 맛볼 수 있다는 점이 괜찮았다. 쌀국수의 종류도 다양했고 짜조와 같은 기본적인 사이드 메뉴도 준비되어 있어 나름의 다양성을 갖추었다는 부분에서 메뉴 구성이 괜찮았다고 생각된다.
쌀국수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베트남이라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게 바로 쌀국수일 텐데 대한민국에서 맛있는 쌀국수를 찾는 게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본인 역시 스스로의 기억 속에 있는 그 맛있는 쌀국수를 찾기 위해 여러곳을 방문해 보았고 검색도 많이 하였으며, 이번 기회에 과감히 제주도 동쪽에 거주중임에도 불구하고 맛있는 쌀국수를 찾기위해 제주도 서쪽을 방문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서울에서 부산을 차량으로 방문하는 것과도 같은 체감을 이겨내고 드디어 방문한 근쌀남 매장에서 메뉴판을 마주했을 때 시작부터 상당한 고민을 안겨주는 이곳의 태도에 난감했다. 대표메뉴라고 표기된 프리미엄 고기 먹다 지침 갈비쌀국수는 이름부터 지치고 가격도 쌀국수치고는 쉽지 않아 과감히 패스하기로 하였고 점차 나이를 먹어가며 힘들어하는 나의 도가니를 위하여 소힘줄 스지 쌀국수를 선택하였고 다른 한 그릇은 기본 중의 기본인 소고기 쌀국수를 선택하였다. 그리고 이런 곳에 오면 꼭 짜조를 주문하여 맛보는 성격이라 짜조 한 피스를 추가하였다.
소힘줄 스지 쌀국수는 고명으로 올라간 스지와 소고기를 토치로 불향을 입혀내 풍미가 좋았으며 고기의 양이 상당히 넉넉해서 가격대비 만족도는 상당한 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쌀국수의 국물이 정말 근사한 쌀국수를 만들려는 사장님의 노력이 더해진 듯 근성 있는 맛이 전해져 맛적인 부분에서 흠잡을 곳이 없었다.
기본적으로 쌀국수 국물에 별다른 감미를 하지 않아 테이블에 준비된 오징어액젓이라 불리는 피시소스를 꼭 곁들이는 것을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바이다. 본인이 알고있는 현지의 쌀국수들도 피쉬소스로 감칠맛을 더하고 있기에 기본 육수에 충실한 근쌀남의 쌀국수에 꼭 피쉬소스를 넉넉하게 곁들이기를 바라는 바이다.
또한 보통의 쌀국숫집에서 기본적으로 제공이 되는 레몬이 근쌀남에서는 제공이 되지 않는데(추가로 요청이 가능한지는 사장님이 너무 바빠 보여서 차마 물어보지 못하였다.) 대신에 마늘식초가 준비되어 있어서 산미를 맞추는데 아주 강력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짜조
이름부터 뭔가 짜보이는 짜조는 스프링롤을 튀긴 음식인데 보통 식전음식의 개념으로 많이 제공이 된다.. 하지만 근쌀남은 사장님 혼자 운영하는 1인 매장이기에 우리의 짜조는 쌀국수를 먹는 와중에 제공이 되었다. 아쉬운 부분이지만 본인은 이런 거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나는 관대하니깐.
상당히 거대한 한 조각이 제공되어 당연히 뜨거울 것이라 예상한 바 근쌀남의 짜조는 애피타이저가 아닌 디저트로 함께 하기로 결정하였다. 제공되 접시부터 굉장히 구색을 갖추지 않은 날것의 느낌이라 만족스러웠다.
짜조 안에는 다진 돼지고기와 각종 야채들이 풍성하게 그리고 식감 있게 들어가 있어서 먹는 재미가 괜찮았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보통 짜조와 함께 제공되는 소스가 안 보였는데 셀프바에 있는 스리라차 소스를 사용해야 하는 것인지 사장님께 문의해서 다른 소스를 받았어야 하는 것인지를 차마 바빠 보이는 사장님께 물어보지 못한 점이다.
주문했던 모든 음식의 수준이 정성과 진심이 느껴져 만족스러웠던 근쌀남이지만 베트남 음식점에서 고수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제법 섭섭했던 부분이 있다. 거리가 있어 자주 방문은 힘들겠지만 언젠가 재방문하였을 때 또 고수가 없다면 이곳은 더 이상 나와 인연이 아닌 곳으로 결정하리라.
오래간만에 깊고 진한 육수를 맛봐서 좋았던 근쌀남이었다.